BASEBALLPARK

슬금 슬금 올 시즌에 대한 예상발언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시류에 편승하여

다른 팀은 제쳐 놓고, 그나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아에 대한 시즌 예상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해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 작년보단 나아질 거라는 겁니다. 결국 4강권에는 간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기아는 다른 팀보다 장단점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팀입니다. 그 장단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작년도 부진의 원인을 전 ‘FC 기아’의 오명을 안고 있는 타격 보다는, 무너진 구원진에 있다고 봅니다.

한 두점 승부에서 뒤집어져 패한 경기 중 3분의 2정도만 건졌어도... 적어도 시즌 2~3위권에서 놀만 했습니다. 게다가 그런 승부에서의 패배는 팀 웍의 와해라는 보너스까지 안겨주었습니다...

올해도 구원진의 축은 손 - 곽 - 류 3총사가 담당할 것입니다. 이들의 전력은 사실 그다지 기복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연투에 약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손영민은 연투 여부에 따라 그 위력의 차이가 가장 큰 투수입니다. 작년은 한기주가 이탈하면서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심했습니다.

즉 이 3총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필승카드의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데, 이는 기아의 고질적인 약점인 왼손 릴리프의 발굴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결국 신용운의 비중이 꽤 중요하다 하겠고, 그 외 잠수함 위주의 투수진에 균형을 잡아 줄 투수로 박성호나 다른 한 명 정도만 뒷받침해준다면 사실 불펜 투수만 따져도 8개 구단 최강급이 될 겁니다.

이렇듯 선발과 불펜의 투수진만 어느 정도 안정이 된다면 아무리 ‘물방망이’라도 4강권 이상의 성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반면 타격에서는 사실 큰 기대가 안 됩니다... 어느 정도 제몫을 해줄 걸로 안정적인 기대가 가능한 선수는 최희섭, 이용규 정도...? 이범호나 김상현도 사실 변수에 불과합니다.

다만 타격에서 한 가지 기대되는 부분은 백업 전력의 강화입니다. 주전이 누가 될지 결정은 안됐지만, 전 ‘포지션 중복’이라는 부정적 평가보다는 ‘백업 전력의 강화’라는 긍정적 평가에 더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종범, 나지완, 신종길, 이영수, 최훈락 등의 백업 외야 전력(이들 중에 일부는 주전이 되겠지만), 김주형, 이현곤, 박기남 등의 내야 백업 전력은 작년보다 훨씬 위력적입니다.

사실 작년의 타격 부진도 어찌 보면 이재주, 최경환과 같은 노장급을 억지로 은퇴시킴으로써 백업 전력의 약화를 자초한 것에 비롯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범호나 김상현 같은 중심타자들의 화력보다 이들 백업전력의 두터움이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걱정되는 부분은 쓸데없이 공격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수비구조 변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즉 김상현의 외야 전환이 가장 큰 화두인데... 조감독의 시즌 구상이 공격보다는 투수진을 중심으로 한 수비 야구에 중점을 두겠다면 그런 발상은 그 자체로도 모순일 겁니다.

기아의 기존 강점 중 하나는 김원섭 - 이용규 - 이종범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의 안정이었는데 이를 일부러 흔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결국 이범호를 주전 3루수로 쓰겠다면 김상현의 위치는 지명타자 or 1루수라고 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김상현의 타격 페이스까지 망쳐놓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자연스럽게 이범호(3루) - 최희섭(1루) - 김상현 (지명)라인을 중심으로 잡고 이 3인의 컨디션 부진이나 부상에 따라 나지완, 김주형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시즌 내내 꾸준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걸로 생각됩니다. (작년 기아는 제대로 된 지명타자 감이 없어서 백업 포수 차일목까지 지명타자로 썼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경기가 넘는 한 시즌을 보내면서 백업 전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봅니다. 사실 SK가 강자로서 전력을 유지해 온 것도 두터운 백업 전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감독은 기존 주전 멤버가 확실함에도 작년도에 LG에서 최동수, 안치용을 데려왔다고 봅니다. 백업 전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예상은 자타가 공인하는 선발투수진의 안정을 전제로 한 겁니다. 만약 선발 투수진이 부상 등으로 구멍이 생기거나, 기대하고 있는 두 용병투수가 제 몫을 못해준다면, 기아는 전체적인 전력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쓰고나니 그냥그냥... 평범한 예상론이 되고 말았네요... 어쨌든 불안 요소보다는 희망적인 요소가 많은 시즌입니다.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