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여름 제80회 고시엔고교야구대회 준준결승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이끄는 요코하마 고교와 전통의 강호 오사카 PL학원고가와 맞붙었던 게임은 그런 관점에서 좋은 일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PL학원고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가미시게 사토시였던 시절. 둘은 한여름의 폭염 속에서 연장 17회까지 완투하며 이 해 고시엔대회 최고명승부를 연출해낸다. 요코하마고의 신승으로 PL학원고는 8강에서 탈락했지만 가미시게는 마쓰자카와 더불어 대회최고투수로 평가받았다. 고교 졸업 후 마쓰자카는 프로로, 가미시게는 도쿄 6대학리그 소속의 릿쿄대로 진로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 뒤인 2003년 가미시게 사토시와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야구장에서 재회한다. 하지만 선수 대 선수로서의 재회가 아닌 선수와 아나운서로의 재회였다. 고시엔대회에서 요코하마고교에 패배한 이후 가미시게는 자신의 야구선수로서의 재능에 한계를 느꼈고 릿쿄대 진학 이후에는 방송인을 목표로 늦은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 진학 이후라도 운동선수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본학원체육시스템이 아니었다면 가미시게와 같은 케이스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필요한 부분은 지금이라도 한국식의 무엇이라고 고집하기보다 벤치마킹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웃나라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라고 혹자는 이야기하곤 한다. 일본산 수박의 겉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고교야구의 저변을 이야기할 때 단골로 나오는 이야기가 4000개가 넘는 학교들이 야구부가 있다는 이야기라는 점을 상기해봐야 한다. 이들 4000여 학교가 우리나라처럼 철저한 엘리트체육 시스템으로 야구를 운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대부분의 일본 고교들은 클럽활동(C.A)의 연장선상에서 야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한국처럼 초등학교나 리틀 야구 시절부터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을 체육특기생 방식으로 '스카우트' 해오는 엘리트체육시스템으로 야구부를 운영하는 학교는 100여개 학교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지명을 받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이런 학교 출신들이다. 이렇게 엘리트체육 시스템으로 야구부가 운영되는 학교의 선수들 역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야구특기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본최고의 명문대학들이 몰려있는 도쿄 6대학 리그는 대표적인 예이다. 사실상 서울대학교 야구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스템으로 야구부를 운영하는 도쿄대 야구부를 제외한 도쿄 6대학리그 소속 나머지 5개교는 일본고교야구 최고의 유망주들만을 스카우트한다.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메이지대, 호세이대, 릿쿄대로 구성되어 있는 도쿄 6대학리그의 학사관리는 야구특기생에게도 상당히 엄격하다. 대회기간을 제외하곤 야구부원들도 수업에 꼬박꼬박 출석해야만 하고 대회기간과 중간, 기말고사 기간이 겹칠 경우 대체리포트를 제출해서라도 시험을 치러야만 한다. 고교시절까지 운동만 했던 선수들은 1, 2학년 시절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것에 많은 부담과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러나 운동선수 특유의 성실성과 근성으로 대부분의 야구특기생들은 이런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참고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강타자 다카하시 요시노부는 게이오대 재학 시절 전공으로 법대공부를 하면서 야구를 병행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차세대 이치로'로 불리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 역시 와세다대 재학 시절 학업과 야구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아오키 노리치카의 와세다대 체육대학 졸업논문 <도루>는 학부생논문의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유명하다. 조금 생각해도 좋을 법한 부분이다.
엘리트교육의 병폐는 맞고여,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제일 큰 폐단이라고 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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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교과를 병행해왔다해도.. 운동선수 특유의 단순한 사고, 좁은 인간관계, 그리고 "bone head"에 가깝게 머리 나쁘다는.. 외국에서도 틀에 박힌 이미지에연.
사기도 많이들 당하고, 사기도 많이 치고. 결국 파산하고, 갱단이랑 손 잡고 이런 경우가 NFL만해도 수두룩 빽빽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