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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군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로 성장한 김태균(27·한화)이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했다. 아끼는 후배에게 내준 방망이 한 자루와 충고 한 마디가 엄청난 결과로 돌아온 탓이다. 김태균을 후회하게 만든 후배는 바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을 친 두산 외야수 김현수(21)였다. 8일 두산전을 앞두고 배팅연습을 하던 김태균의 얼굴 표정은 시무룩했다. 

전날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한화의 승리를 물거품으로 만든 김현수에 대한 질투 때문. 한화는 전날 김태균의 2점 홈런 등으로 3회까지 5-0으로 앞서 이기는 듯했다. 그러나 한화는 4회 김현수의 솔로홈런으로 5-1로 쫓긴 데 이어 6회 김현수(2점홈런)와 왓슨의 연속 타자 홈런, 대타 최준석의 2점 홈런 등으로 단숨에 5점을 헌납하며 5-6으로 역전당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접전 끝에 무승부가 됐지만, 지난해 홈런왕 김태균의 입장에서 김현수의 연타석 홈런은 위협적으로 느껴진 것.

 공교롭게도 김현수가 연타석 홈런을 쳤던 방망이는 바로 김태균이 WBC 대표팀에서 함께 운동할 때 직접 선물한 방망이였다. 그래서 인지 김태균은 “방망이를 괜히 준 것 같다”면서 “WBC 대표팀에 있을 때 방망이 좀 달라고 조르길래 하나 주면서, 손잡이 부분 길들이는 법까지 알려줬더니 현수가 아주 무섭게 변했다”고 말했다. 

김태균의 입장에서는 무서운 경쟁자를 키워준 셈인 것이다. 그러나 약간의 질투심을 보이던 김태균은 “그래도 현수가 워낙 좋은 스윙을 갖고 있어서 홈런이 나온 거겠죠. 두 번째 홈런은 진짜 잘 친거에요”라며 후배이면서 홈런 경쟁자로 성장한 김현수에 대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대전=스포츠월드 이원만기자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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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이가 현수를 키운건가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