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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 용 감독은 부임이후 올해 FA 시장서 의욕적인 움직임을 예고했다. 2명의 FA를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구단이 이를 흔쾌히 수용하면서 FA시장 ‘큰손’으로 움직이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더군다나 지난 시즌에도 송신영을 13억원+알파의 거액의 조건으로 영입하고, 김태균을 연봉 15억원에 팀으로 복귀시킨 바 있어 올해도 광폭행보가 기대됐다.

그러나 현재 FA 대상자들 중 좌익수 김주찬, 지명타자 홍성흔, 전천후 내야수 이현곤밖에 남지 않았다. 김주찬은 롯데가 제시한 4년간 44억원(보장 40억, 옵션 4억)의 조건에 4년간 48억원(보장 40억, 옵션 8억)을 요구한 끝에 협상이 결렬됐다. 홍성흔은 롯데가 제시한 3년 계약에 25억원(보장22억 원, 옵션 3억 원)의 조건에 4년 계약에 34억 원을 원했지만 최종 조율에 이르지 못했다. 이현곤은 구단이 제시한 조건은 만족스러웠지만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보기위해서 시장으로 나왔다.

결국 한화의 선택지는 제한된 셋 밖에 남지 않았다. 김응용 감독은 16일 서산 전용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 중 “돈은 쌓여 있는데 선수가 없다”는 푸념을 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올해 FA시장에는 준척급 선수는 많았지만 대형 선수는 없었다. 김주찬, 이현곤, 이호준, 정현욱, 홍성흔 5명의 선수들이 소속구단과의 계약이 결렬됐지만, 이정훈, 정성훈, 이진영, 김원섭, 유동훈이 소속팀에 잔류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선수들은 더욱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KIA와 NC가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천명하면서 선수들의 몸값은 예년에 비해서 폭등했다. 구매자는 많은데 선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돈이 아닌 공급의 문제였다. 한화는 류현진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2573만달러(약 280억원)의 거액의 이적을 앞두면서 거액을 손에 넣을 것이 유력해졌다. 구단은 류현진의 이적과는 별개로 화끈한 선수영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었다. 총알은 넉넉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한화에게 필요한데다, 잡을 만한 선수가 없었다. LG의 이진영과 정성훈은 소속팀이 일찌감치 잔류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더욱이 김 감독의 의중에도 이들 둘은 없었다. 김 감독은 16일 “애초부터 LG 선수들은 잡을 계획이 없었다. 그 포지션에는 선수들이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올 시즌 3루수 정성훈이 뛰었던 자리에는 오선진, 우익수 이진영이 뛰었던 자리에는 강동우와 고동진이 활약했다. 결국 김 감독은 기존 선수들을 신뢰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김 감독이 부임 이후부터 사실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러나 FA대상자였던 박경완은 FA권리를 포기했다. 내심 기대가 컸던 한화 입장에서는 포수 자원을 얻기 위해 여러 트레이드를 강구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현재 한화는 선수단 총 9명의 포수 자원들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한화가 필요했던 포지션은 선발투수다. 한화는 양훈의 군입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박찬호의 은퇴 고민 등으로 현재 최대 3자리의 선발 공백까지 우려된다. 그러나 FA시장에 선발투수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한화는 구원 투수쪽으로 눈을 돌리는 듯 했다. 그마저도 정현욱이 17일 LG트윈스와 4년에 옵션을 포함한 총액 최대 28억6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호 준이 NC와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남은 대상자는 단 셋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호준과 홍성흔의 경우에는 둘 다 지명타자를 보는 선수들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타선의 무게감을 더할 수 있고, 뛰어난 리더쉽으로 선수단을 이끌 수 있는 점에서 훌륭한 선수들에 틀림없지만 포지션이 겹친다.

한화는 올해 지명타자와 1루 자리에 김태균과 장성호가 번갈아가면서 나섰다. 거기에 김태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다. 김태완은 한화에서 5시즌 통산 417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 329안타 65홈런 218타점을 기록했다. 우익수로의 전환도 검토하고 있지만 예비 1루와 지명타자 자원이다. 이호준과 홍성흔이 만약 1루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포지션이 중복되는 선수들이 많다.

결국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는 김주찬 정도다. 통산 1053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9리 1023안타(54홈런) 348타점 306도루를 기록한 김주찬은 한화 타선의 역동성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요구조건이 만만치 않다. 현재 다양한 팀들이 김주찬을 노리고 있어 총액 5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현곤은 한화 내야진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지만 매력은 크지 않다. 더군다나 선수 본인이 주전 출장을 원하고 있어, 보상선수를 주지 않아도 되는 신생팀 NC로의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화는 의욕적으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아침 8시반부터 시작되는 강훈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 이를 선수단의 밑바탕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구단마다 선수가 없다”는 김 감독의 푸념은 일리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의욕적인 준비를 했던 한화지만 올해 시장 상황은 여러모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한화가 남은 3명의 FA 선수 중 어떤 선수를 잡을지는 현재는 미지수다. 한화가 FA시장 종장을 화려하게 불태울 수 있을까.

* 김주찬보고 50억 가치있다고 해놓고 영입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게 앞뒤가 안 맞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