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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구단 창단 안건을 다룰 이사회를 골든글러브 시상식 당일인 11일 오전 9시에 열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10구단 창단 승인을 촉구하며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을 결의했는데 이사회가 열리게 되면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지 못하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파국은 면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그러나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하다.

구단 확대안 승인은 이사회 재적이사 3분의 2이상 출석에 출석이사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 그런데 이사회는 서면결의 또는 의결권의 대리행사도 허용된다. 대리인은 이사회 구성원에 한한다. 따라서 실제 의결은 총재와 9개구단 대표 등 10명의 이사 중 7명 이상이 찬성해야한다. 4명 이상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지난 6월엔 10구단 창단안에 대해 7표 이상의 찬성표를 얻는데 실패하면서 논의를 유보한 바 있다.

지금까지 본지 조사에 의하면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은 4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구단명을 바꾸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롯데와 삼성이 10구단 창단에 가장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한화 등 다른 2개 구단도 비판적 입장에 있었다. 롯데의 경우는 입장 변화가 거의 없어 보인다. 국내 아마추어의 저변이 너무 얇고, 미국와 일본 등과 인구와 소득수준을 대비해 볼 때 국내프로야구는 8개 구단도 많고 6개 구단이면 적당하는 입장이어서 쉽게 생각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삼성의 경우는 입장 변화가 조심스럽게 엿보인다. 사실 삼성은 공식적으로 10구단 창단을 반대하지는 않았다. 절차상의 문제를 먼저 지적했다. 리그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10구단 창단희망기업과 도시를 보고 10구단 창단을 결정해야한다는 논리였다. 실제 내용은 10구단 반대와 똑같지만 절차상의 문제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국내 굴지의 통신기업 KT와 재계 30위권 부영그룹 등 안정감이 있는 희망기업이 나오면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스포츠서울이 주최한 '스포츠토토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사회가 그냥 열리는 것 만으로 선수협이 (골든글러브 보이콧에 대한) 생각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총재님께서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말해 어느 정도 찬성표를 확보했음을 암시했다. 양 사무총장은 줄곧 "단순히 이사회를 여는 것으론 의미가 없다. (10구단 창단에 대한) 어떤 결과물을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의결정족수를 넘기지 않았느냐는 낙관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시상식장에 참석한 한 구단 수뇌부는 "우리가 이사회를 열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다. 다만 일정들이 바빠 날짜를 조율하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구단의 수뇌부 역시 "모두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이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지만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승인에 합의하지 못하고 '추후 다시 협의'등의 애매한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선수협회가 전면 실력행사에 돌입할지, 한 발 양보해 재논의의 시간을 줄지가 문제다. 골든글러브는 KBO나 구단의 행사이기 이전에 선수들과 팬들을 위해 마련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방송사 생중계 방송까지 예정된 상태에서 선수협도 결정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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