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어제 야구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된 기사가,

김응룡과 김성근의 훈련 방식 차이에 대한 기사입니다.

굳이 링크로 걸지는 않겠습니다만...

저는 그 기사가 나름 일리가 있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먼저 전제로 깔아야할 부분은 이 문제는 감독의 능력과 별개라는 것입니다.

김응룡 감독이 구시대적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 현재 감독으로서의 능력이 그리 좋지 못 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선수단을 인솔하는 방식에서 한화 선수단을 컨트롤하는 데 실패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해서, 김성근 식으로 팀이 운영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감독이 모든 팀 멤버들의 훈련 시간을 컨트롤하고, 모든 선수가 감독 밑에서 자신의 개인시간을
포기하고 훈련에 매진토록 하는 건 프로야구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야구는 노동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 합니다. 왜냐면 고용계약이 1년 단위가 아닌 10개월 단위로 이뤄집니다. 그러니 시즌이 끝난 뒤인 12월과 1월에는 훈련을 해서는 안됩니다. 임금을 주지 않으니, 노동시간에 해당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활동기간에도 훈련을 행한 김성근 감독의 SK가 성공하고 난 뒤부터 다른 구단들도 전지훈련 기간을 경쟁적으로 당기기 시작하더니, 비활동기간 보장이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이건 명백한 계약 위반이고,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지켜져야할 노동권이 부정당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른 사회적 파장 또한 명백하다고 봅니다.

"너는 일 못하니까, 휴가 기간도 없이, 임금없이 회사 나와서 일 배워"라는 말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도 우리 사회 구성원 중 한 명입니다.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국민의 권리를 선수 또한 보호받아야 하고, 프로야구단은 당연히 선수의 권리를 존중하고,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야구를 못한다고, 선수의 인격과 노동권을 부정하고, 훈련을 강요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런 인습들을 사실상 팬들이 강제하고 있습니다. 선수가 가족 휴가를 취소하고 훈련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시 여길 때, 대부분 노동자인 우리의 권리도, 정부과 기업에 의해 지켜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말하는 "꼴찌가 어디서 노느나"는 말, 사회적으로 위험한 말이고,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할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절대로 김성근 감독이 두산에 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으로 잘못된 야구 문화를 전파할 위험이 있고, 그리고 구단과 프런트가 그의 "선한 의도"를 오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김성근은 좋은 야구 감독이지만, 그의 리더십은 현재 사회적으로 그릇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