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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B리포트에서는 포수 WAR이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체로 보면 보이는데, 포수로 정렬하면 사라집니다. 포수 수비라는 게 워낙 측정하기 어려우니, 감안해서, 이번에는 타격만 보겠습니다. 리그 평균으로 평균적 선수에 비해 얼마나 많은 득점 기여를 했나 보는, wRAA로 보니, 0보다 높은 선수가, 이재원, 양의지, 김재환 밖에 없어 의미 없다 싶어, wOBA 기반으로 득점 기여도를 구한 wRC로 보았습니다. 이 기록은 팀 득점에 얼마나 기여했나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숫자가 높을 수록 팀의 포수 타격이 좋은 것입니다. 후보급 이상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50타석 이상으로 제한했습니다.

1. SK
이재원 86.60
정상호 28.13
조인성 -0.68
합계 114.05

1위는 가공할만한 득점 생산력을 보인 이재원이 있는 SK입니다. 이재원은 지명타자로 많이 나왔지만, 여튼 포지션은 포수이고 이를 구분할 수 없어 이렇게 측정했습니다. 정상호 대신 이재원이 마스크를 쓰고 더 출장해도 이보다는 조금 낮지만 비슷한 수치가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상호도 다른 몇몇 하위팀 포수 모두를 합한 것보다 나은 득점 기여도를 보였습니다. SK 시절 조인성은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니었고, 득점에 기여하지는 못할 망정 폐를 끼쳤습니다. 이 수치는 평균이나 대체 선수를 고려치 않은 수치이기 때문에 정말 팀 득점을 깎아 먹은 수치입니다.

2. 두산
양의지 50.46
김재환 15.44
최재훈 7.97
합계 73.81

두 번째는 양의지와 최재훈이 주전과 백업을 맡고 있는 두산입니다. 양의지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좋은 활약을 보였고, 최재훈은 민폐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팀에 기여했습니다. 간간히 마스크를 썼지만 대부분 1루나 지명타자로 나온 김재환도 얼마 되지 않는 타석 수(96타석)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득점 기여를 했습니다. 김재환은 공식적으로 다시 1루로 전향했고, 이 세 번째 포수 자리는 김응민이나 장승현 등 새로운 얼굴이 채울 예정입니다.

3. 롯데
강민호 42.84
장성우 11.53
용덕한 9.78
합계 64.15

썩어도 준치라고, FA 계약 이후 극히 부진한 시즌을 보낸 강민호가 버틴 롯데가 3위입니다. 비록 용덕한은 떠났지만, 장성우가 강민호의 뒤를 지키고, 김사훈, 윤여운 등이 간간히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입니다. 타격이 약하다는 인식이 강했던 용덕한은 타석에 비해 높은 득점기여도로 KT에서 좋은 주전 포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삼성
이지영 28.37
이흥련 12.85
합계 41.22

저번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이지영은 진갑용의 빈 자리를 잘 메꿔줬고, 채상병, 이정식 등과의 주전 경쟁에서도 승리한 뜻 깊은 한 해였습니다. 다만 우승팀의 주전 포수로는 약간 실망스러운 타격 성적이었습니다. 이흥련도 이지영보다 조금 낮은 비율 스탯으로 경기당 비슷한 생산력을 보여줬습니다.


5. 넥센
박동원 22.65
허도환 17.96
합계 40.61

넥센의 박동원이 드디어 주전 포수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해 허도환은 출장 경기수가 많이 줄어들며 백업 역할을 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허도환은 시즌 초반 대부부의 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장했지만, 후반기들에 박동원이 공수 양면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넥센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박동원이 더 많이 마스크를 썼을 정도 입니다. 허도환이 더 많은 경기를 출장해 더 많은 타석에 섰음에도 박동원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6. 한화
정범모 21.16
조인성 17.59
김민수 -2.95
합계 35.80

오랫동안 포수를 지명하고, 조인성을 트레이드한 한화가 드디어 포수 고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났습니다. 체고의 포수 신경현 이후를 대비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웠던 한화의 포수 자리를 정범모와 조인성이 나눠가졌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기회를 받은 김민수가 KIA로 이적했지만 '군필 포수' 정범모가 있기에 그 아쉬움은 한결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7. LG
최경철 18.53
윤요섭 2.43
합계 20.96

현재윤이 부상으로 오래 나오지 못한 공백을 최경철이 메꿨습니다. 하지만 윤요섭의 타격 능력은 사라졌고, 최경철이 이보다 더 나은 기량을 보이는 것도 무리입니다. 그간 상위 지명했던 포수 김태군과 이태원은 NC로 이적했으니, 최경철 이후를 위해 새로운 포수에게 계속 기회를 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무를 제대한 유강남, 대졸 4년차 조윤준 등이 있지만, 유강남은 상무에서도 많은 출장 기회를 얻지 못 했고, 조윤준은 무릎 수술에 따라 재활이 우선입니다. 1순위 지명한 김재성의 얼굴을 내년 1군에서 볼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8. KIA
차일목 10.98
이성우 5.11
백용환 3.78
합계 19.87

떠나가지 못하는 포수, 떠나보내지 못한 KIA의 눈물 겨운 이야기입니다. 수비보다 타격에 강점이 많다는 평을 보였던 차일목은 타격에서도 처참한 성적을 냈습니다. 공격형 포수라던 백용환도 도찐개찐이었습니다. 이성우는 백업 포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에, KIA는 차일목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우선협상 금액 그대로 차일목과 계약했습니다. 포수를 키우는 것보다, 내년 정상호를 영입하고, 백업으로 한승택을 기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9. NC
김태군 21.27
이태원 -4.13
합계 17.14

4강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NC의 속살은 참 허약하기만 합니다. 2008년 입단한 김태군의 입대 일자가 다가오고 있고, 이태원은 성장할 기미가 안 보입니다. 허준도 은퇴해 이렇다할 백업 포수도 없습니다. 내년에 누가 백업 포수 기회를 받을 지도 미지수입니다. 역시나 내년 정상호를 노려야 할 팀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