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0개구단 ‘첫인상’…시범경기 어떻게 보셨습니까
- 작성일
- 15-03-22 16:59
시범경기는 이를테면 ‘첫인상’이다. 실제 모습이 첫 느낌과 비슷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3월7일 이후 16일간 진행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2일 막을 내렸다. 10개 구단은 2015시즌을 위한 ‘최종 리허설’을 마치고, 28일 정규시즌 개막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각 구단은 각자의 첫인상을 남겼다. 더불어 유난히 많은 ‘물음표’를 남겼다. 지난 시즌 각팀 성적에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더해져 그간 어느 정도 일반화됐던 시즌 전체 구도에 변화를 몰고올 만한 장면이 두루 나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올해 시범경기는 겨우내 야구에 목말라있던 팬들에게 궁금증 해소의 장이 아닌 궁금증 증폭의 무대가 되고 말았다.
한화는 3승9패, 시범경기를 최하위로 마쳤다. 시범경기 순위로 이래저래 평가받는 일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지만, 한화는 지난 3년간 꼴찌를 한 뒤 ‘승부사’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국민적인 화제를 몰고온 터여서 시범경기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화팬부터 한화의 진짜 모습을 놓고 궁금해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은 명확한 답이 없다. 김 감독부터 시즌을 전체 목표를 놓고 계산하는 작업을 미뤄놓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전 같으면, 이 즈음이면 4월 목표승수 얼마, 시즌 목표는 또 어느 정도, 하면서 계산을 했는데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근우가 턱부상으로 실전을 제대로 뛰지 못한 것을 비롯해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를 해본 적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투수 유먼과 탈보트 등 선발진이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불안감을 남겼다. 다만 한화는 삼성과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을 1.5군 선수들로 치르면서 22일 최종전을 2-1로 이기는 승부욕을 보였다. 한화의 힘은 김 감독이 주목하는 4월을 보내며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반등’ KIA와 롯데는 약체인가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될 때만 해도 각 방송사 해설위원을 비롯한 야구 전문가 그룹의 전망은 대동소이했다. 삼성·넥센·NC·LG 등 지난해 4강팀 가운데 NC의 고전이 예상되면서 두산과 SK가 5강의 틈새를 파고들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여기에 한화가 다크호스로 잠재하는 한편, 10구단 KT와 KIA, 롯데가 힘겨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하위권으로 분류된 KIA와 롯데의 행보가 여러 사람의 계산을 복잡하게 한다. 두팀은 시범경기 순위표에서 중위권을 지켰을 뿐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도 알찬 내용을 보였다. 특히 KIA는 윤석민이 미국에서 돌아와 가세했을 뿐 아니라 새 얼굴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김기태 KIA 감독 역시 “아직 섬세한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선수들의 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만 홈런 17개를 때릴 만큼 불꽃 화력을 뿜어냈고, 걱정이 컸던 투수진도 시범경기 팀방어율 1위로 활짝 폈다. 일단 겨우내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는 제대로 끌어올려놨다. ■‘절대 강자’ 삼성은 안전한가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해도 여럿이 삼성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는 것에 대해 익숙하면서도 부담스런 반응을 보인다. 22일 시범경기를 마치면서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며 평가가 과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강팀 감독들이 으레 하는 소리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류 감독이 직접 꼽듯이 올해는 삼성 전력에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고민은 자유계약선수(FA) 배영수가 한화로 이적하며 생긴 선발 빈자리에서 시작한다. 그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보였던 정인욱이 부진해 2군으로 밀려나면서 불펜진의 핵심 요원이던 좌완 차우찬이 5선발로 올라왔다. 마무리 임창용과 셋업맨 안지만이 지키는 뒷문이 여전히 튼튼한 편이지만 차우찬의 이동으로 다양한 경기상황에 따라 류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불펜 카드가 줄었다. 여기에 2년 연속 에이스 역할을 한 밴덴헐크의 빈자리 등 선발진까지 일단 변수 많은 시즌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은 다른 팀에 비하면 ‘위험 요소’가 적다. 그래서 좋든 싫든 ‘우승후보’에서도 우선 순위로 평가받는 것이다. ■두산·LG·넥센의 ‘서울의 봄’ 2013년 가을야구의 시작은 ‘서울시 프로야구 대회’ 같았다.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1위 삼성이 버티고 있었지만 정규시즌 2위 LG와 3위 넥센, 4위 두산 등 서울 3팀이 가을야구를 꽃피웠다. 올해 포스트시즌도 서울 팀들로 뜨거울 여지가 많다. 지난해 준우승팀 넥센이 미국으로 떠난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 등 전력 마이너스 요인이 있지만, 강타선을 앞세워 여전히 힘차게 출발했다. 시범경기도 1위로 마쳤다. FA 장원준을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한 두산은 시범경기를 통해 의문 투성이던 불펜진에서 긍정의 힘을 얻어냈다. 함덕주·김강률·장민익 등 한 시즌 풀타임 경험이 없는 불펜요원들이 상처 없이 시즌을 맞게 됐다. LG 역시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이 종아리 부상으로 합류가 늦어진 것을 빼면 온전히 개막까지 왔다. LG 양상문 감독은 “스프링캠프 전 구상했던 팀 모습과 거의 비슷해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2015년 서울의 봄은 일단 따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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