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또 불거진 ‘불문율’ 논란…한화 “왜 그랬냐면”
- 작성일
- 15-05-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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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한화전이 끝난 뒤 양 팀 선수단이 관중에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던 중 KT 주장 신명철이 3루측 한화 더그아웃을 향해 소리지르며 흥분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신명철이 주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수단 전체의 감정을 대표해 전달한 것으로 해석됐다.
KT 선수단이 불만을 표현한 지점은 두 군데다. 9회초 한화 강경학의 도루와 9회말 한화의 투수 교체다.
6-1로 앞선 9회초 1사후 볼넷으로 출루한 한화 강경학이 다음 타자 타석에서 2루로 도루했다. 보통 큰 점수 차로 앞선 팀은 상대를 자극할 가능성을 고려해 경기 막바지에는 도루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한화가 팀 차원에서 실행한 작전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는 강경학이 도루에 성공하자 곧바로 대주자 허도환으로 교체했다. 작전이었다면 도루에 성공한 주자를 발이 느린 대주자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뛰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뛰어 우리로서는 상대에 대한 예의를 표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도 “강경학도 무의식 중에 도루했던 것 같다.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더 큰 오해의 불씨를 낳은 것은 한화의 투수 교체였다.
한화는 이날 투수 4명을 투입했다. 선발 안영명이 6회까지 잘 던진 뒤 7회부터 던진 좌완 박정진을 9회말 1사후 우완 김민우로 교체했다. 박정진은 이미 2.1이닝 동안 29개를 던져 더 던지기에는 무리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김민우가 6번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자 한화는 이날 엔트리에 등록된 윤규진으로 다시 교체했다. 한화 마무리인 윤규진은 어깨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재활을 거친 뒤 이날 복귀했다.
KT는 이날 1회에 1득점한 뒤 8회까지 0의 행진을 이었다. 5점 차로 앞서있는 한화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한 타자를 상대한 김민우를 굳이 윤규진으로 교체한 것은 최하위 KT로서는 언짢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24일 경기를 앞두고 당시 상황을 상당히 자세히 설명했다. 불펜이 약한 한화의 사정이었다.
김 감독은 “박정진은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윤규진을 바로 투입하지 못한 것은 상대가 (한 방을 가진) 김상현이기 때문이었다. 윤규진은 2군 경기에서도 삼진을 잡지 못하고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외야플라이로 잡았다”며 “김상현이 떨어지는 공에 약해 (커브를 갖고 있는) 김민우를 먼저 투입했다. 그런데 공 자체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윤규진을 투입했다. 거기서 잘못 했으면 상위타선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5점차는 금방 따라잡힌다. 요즘 한 이닝에 그 정도 점수는 쉽게 날 수도 있다. 경기 후반이라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매 경기, 모든 상황에서 끝까지 승부에 집중하는 감독이다. 선발이 불안하다 싶으면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하는 ‘벌떼 야구’와 구위 좋은 투수들을 연투시켜 벌어지는 ‘혹사 논란’이 김 감독을 항상 따라다니는 이유도 여기 있다. 김 감독의 스타일을 인정한다면 이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관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 이닝에 3~4점은 기본으로 날 수 있는 타고투저 현상이 짙은 요즘 그 경계는 더욱 애매해지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은 상대 벤치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감독은 “팀마다 상황과 전력이 있어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약한 팀 상황을 고려해 5점 차 앞서더라도 스퀴즈를 낼 수 있다”며 “5점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점수 차다. 김성근 감독님도 안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9회에 투수를 두 차례나 교체한 데 대해서도 “오랜 시간 1군 무대를 밟지 않은 투수에 대해 점검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우리 팀이 워낙 힘이 없고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다보니 우리 선수들로서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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