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LG 최다홈런’ 박용택의 반성 “내게 맞지 않는 욕심을 냈다”
- 작성일
- 15-06-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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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제공 |
의미있는 기록을 세운 뒤 돌아온 소감은 뜻밖이다. 박용택(36·LG)이 각성의 시간을 지나 다시 새롭게 시즌을 출발한다.
박용택은 지난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1회 홈런을 날려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162번째 홈런이다. 이병규(9번·LG)의 161홈런을 넘어 LG 구단 역사상 최다 홈런 타자로 올라섰다. LG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매우 의미있는 기록이다. 특히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김동주(273개), 홍성흔(204개), 타이론 우즈(174개) 다음으로 많은 홈런을 쳤다.
그러나 이런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고도 “이제 정신 차렸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22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기록은 충분히 의미있지만 올시즌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나씩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LG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지금, 공교롭게 박용택은 머릿속에서 홈런 생각부터 지우고 있다.
박용택은 올시즌 제1목표를 장타율에 집중했다. 지난해 톱타자로 다시 자리를 옮기게 돼 오로지 출루율에 목표를 맞춘 박용택은 타석에 서 공을 보는 마음가짐부터 1번 타자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하며 시즌을 출발했다. 시즌 중에는 팀 사정상 3번타자로 자리를 옮겨야 했지만 오랜만에 톱타자로 돌아간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올시즌 박용택은 3번타자로 정해진 채 출발했다. 매시즌 타격 각 부문별로 자신의 목표치를 정해놓고 준비하는 박용택은 이에 올해 초점을 장타율에 좀 더 맞춰왔다.
22일 현재 박용택은 타율 2할9푼7리 10홈런 3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은 5할2리, 출루율은 3할5푼3리다. LG에서 이병규(7번·11개)에 이어 홈런은 2위고, 장타율은 가장 높다.
그러나 6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치고 3년 연속 150안타 이상을 친 그동안에 비하면 그 외에는 모자란 듯 보이는 기록이다. 2년 연속 4강에 간 LG가 하위권에 처져있어 올시즌 박용택의 부진이 더 커보이기도 한다.
박용택은 “5월을 마치고 기록을 한 번 봤다. 장타율 외에는 전부 떨어져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사람은 자신한테 맞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살려야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상대 투수가 누구든, 컨디션이 어떻든 잘 치는 것이다. 만루 기회가 오면 안타 하나 치고 외야로 희생플라이 하나 올리는 것이 내가 잘 하는 것인데 두 달 동안 내게 맞지 않는 욕심을 부렸다”고 말했다.
남은 시즌 방향을 확실히 정했다. 가장 잘 하던 것을 되찾기로 했다. 최근 팀 사정에 따라 또 타순을 바꿨지만 그와 별개로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용택은 “장타 욕심에 헤드가 빨리 돌다보니, 바깥쪽 공을 받아쳐 좌측으로 떨어뜨리는 안타가 너무 없다. 그쪽으로는 홈런은 2~3개 정도고, 단타가 10개도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나한테 가장 쉬워야 할 것이 가장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2011년에도 4번타자를 맡게 돼서 몸을 키우고 장타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원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는데 올시즌 초반도 그랬다”며 “두 달 만에 정신을 차렸다. 6월 들어서 새롭게 해보려 하고 있는 중이다. 좌측으로 안타를 치려고 하다보면 공 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출루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택은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은 다재다능한 선수다. 데뷔 4년차인 2005년에는 도루왕에 올랐고 2009년에는 타격왕을 차지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칠 만큼 점점 장타력이 늘었고 도루는 데뷔 이후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톱타자로 출발해 3번으로 옮겨야 했던 지난해처럼 올해도 박용택은 3번으로 출발했지만 최근 팀 사정상 톱타자로 자리를 바꿨다. 매시즌 팀에 맞춰 변신하고 그에 맞춘 목표를 고민하는 것이 “학교 다닐 때는 홈런 쳐본 적 없다”는 박용택이 LG 최다홈런 타자가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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