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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다저스 vs 메츠의 NLDS 2차전에서 체이스 어틀리가 과격한 슬라이딩을 펼쳐 논란이 됐다. 이에 MLB 사무국은 "2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조 토리 MLB 부사장은 "애리조나 가을 리그에서 선수들이 2루를 향해서만 슬라이딩하도록 해 결과를 지켜본 뒤 규칙 개정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어틀리는 "정당한 슬라이딩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 법적 문제, 그리고 과격함

최근 MLB 사무국은 홈 블로킹 방지나 타구의 충격을 흡수하는 모자를 개발하는 등 여러 가지에서 선수 보호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조치가 나온 데는, 단순히 선수 보호의 목적만이 아니라 그 배경이 있다. 

우선은 법적 문제다. 지난 2013년 4월 은퇴한 NFL 선수 4,200여 명이 NFL 사무국을 상대로 뇌진탕의 위험성을 숨겼다며 소송에 나섰다. 경기 중 태클 등으로 머리나 목 등을 다칠 수 있음에도 그 방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 만약 사무국이 패소한다면, 그 배상금은 25억 달러(2조 8,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그런 결과가 나오면 (설령 법정 판결까지 가지 않고 화해에 이른다고 해도) NFL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다른 프로리그, MLB와 NBA, NHL 등에서도 이와 같은 줄소송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기업이 어떤 문제가 있음에도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 때 그 악질성에 대해 실제 피해액보다 더 많은 배상금을 물리는 제도다. 그런 점에서, MLB의 최근 선수 보호책은 (소송이 일어났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을 피하기 위한, 혹은 그 액수를 낮추기 위한 '알리바이 만들기'라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이것은 법적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자녀에게 '위험한 스포츠'를 시킬 부모는 없다. 그리고 자신이 해보지 않은 스포츠에 흥미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즉, 특정 스포츠가 과격하며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미래의 고객(선수 공급까지 포함해)을 잃을 위험성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MLB뿐만이 아니라 NFL 등에서도 선수는 물론, 관계자의 불만과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규칙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배트플립에는 과민반응해 빈볼까지 던지는 경우도 있으면서, 실제로 선수들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포수의 홈플레이트 막기와 주자의 수비수를 향한 슬라이딩에는 관대한 것이 맘에 안들었었는데 작년에 전자를 개정한 데 이어 올해 후자도 개정하려고 하는군요.

규정 바뀌면 바로 국내에도 도입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