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트 시즌 특징이 선발진이 길게 못 간다는거죠. 랜들이 처음으로 5.1이닝을 던져, 5이닝 넘게 투구한 선발이 되긴 했지만 투구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사흘 휴식으로 구위가 크게 떨어질 만큼 많이 던지진 않았단 판단이 내부적으로 있었겠구요...

물론 4인 선발 체제보다 3인 선발 체제가 선발 투수의 구위 하락을 불러 오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작년 리오스가 4차전에서 김광현에게 진 것 처럼 말이죠),
워낙에 불펜 야구를 펼치는 상황이다 보니 선발의 의미가 크지 않아 3선발 체제로 돌리는 것도 있고,
사흘 휴식한 랜들보다 더 잘 던질 4선발을 김경문 감독의 못 찾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김명제가 부상이 없었다면, 김명제가 부상을 당했더라도 이승학이 제 컨디션이었다면 몰라도
두 사람이 빠진 상황에서 4선발 체제로 간다면 정재훈이나 김상현이 4선발 역할을 해줘야 하는건데,
둘 다 불펜의 핵심이라 강점을 버리기 뭐 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올해 두산 포스트 시즌의 키를 이용찬이 쥐고 있다고 봤는데, 이용찬이 150키로를 육박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92년 롯데의 윤형배나 95년 두산의 진필중 02년 김광현 처럼 깜짝 호투를 한다면
정재훈이나 김상현 중 하나가 선발로 돌아가면서 두산이 전력의 약세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봤지만
이용찬이 삼성전에서 난타를 당하면서 일단 중간진에서 선발로 돌릴 카드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두산에 선발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그리고 휴식일을 생각하면 4인로테이션과 비슷하긴 합니다. 3일 쉬고 등판하는 것이니까요.

또 현재까지의 작년과 플옵에서의 랜들은 3인 로테이션 돌려도 구위에 큰 하락은 없었습니다. 뭐 구위자체야 워낙 안습이니. ㅠ ㅠ

일단 3일 로테이션을 가져가면 1선발은..

1차전 - 휴식 - 휴식 - 휴식 - 4차전 - 휴식 - 휴식 - 휴식 - 7차전.. 요렇게 가죠..

즉 3일 쉬고 연달아 세번 등판해야하는데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에이스에 대한 믿음 & 4선발 투수에 대한 불신 이 어우러진거겠죠....

두산은 sk에 비해 특출난 에이스라 할 선수가 없죠. 1선발인 랜들이 그나마 에이스라면 에이스인데 구위 자체만 놓고보면 sk선발진에 모두 밀리는게 사실입니다. 또 4선발이라고 여겨졌던 김명제 선수가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못들면서 4인 로테이션을 진행하기에는 더 어려워 졌죠. 따라서 두산으로서는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3인 로테이션을 쓸 수 밖에 없는거고요. 또 매경기 선발을 빨리 강판시키고 불펜을 올리는 것도 3인 로테이션을 위해서라고 볼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