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옆조 경기라서 우리조 만큼 신경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경기자체는 다 챙겨봤네요.
토요일은 지금시즌이나 가을시즌에는 ESPN에서 중간에 시간 만들기가 상당히 애매한 때입니다.
대학경기들...지금은 농구, 가을에는 풋볼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한국식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들지 몰라도, 미국의 대학경기에 대한 열기는 한국 국가대표 경기 저리가라입니다. 버스 대절
해서 10시간 넘게 타고 잔뜩와서 응원하고 그러기도 하거든요. 외국인들은 잘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열기...덕분인지, WBC는 티비 중계를 안했습니다. 인터넷 중계..
음...ESPN 스페인어 방송은 했을지 모릅니다만...저희집에서는 나오지 않아서리...

어쨋든...

WBC의 열기가 분명 한국이나 일본만큼 뜨겁지 않은게 사실인 미국.
그렇지만 그럻다고 경기의 의미가 퇴색되는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아무리 미우니 고우니 해도 WBC만큼 최고수준의 선수들이 모여서 경기를 하는 대회는 존재
하지 않으니까요. 월드컵도 아마추어 위주고, 올림픽도 WBC에는 비교하기가 좀 그렇지요. 물론
시즌중이니까 컨디션은 좋을지 몰라도, 선수구성은 훨씬 약할수 밖에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WBC는 한국에게 있어서는 천고의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돈받아가면서, 세계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그들의 기량을 배울수 있는 찬스니까요.
예전에 일본하고 슈퍼게임할때만해도, 그 당시 수준차이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민망해하기도
했고, 일본의 무성의함을 욕하기도 했지만, 두고보면 그로인해서 한국야구는 많이 발전했습니다.

WBC는 그때의 그 슈퍼게임과 같은 역할을 현재 우리나라에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지난 WBC
에서의 선전이후로 한국야구는 세계에서도 통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눅들지 않고 올림픽에서 전승우승을 할수 있었지요. 전승 우승을 두고 누구도 우연 혹은 기적
이라고 말하지 않는것은, WBC등을 통해서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의 기량을 거품이나 자괴감없이
나름 객관적인 위치에서 바라볼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도라면...
이 멤버라면 우승해도 이상할게 없다...라는 관점이 형성되었다는 거지요.

WBC를 개최하는 미국이 소홀한다고 우리가 열내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졸라서 개최해 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메이저쪽에서 자기네의 필요에 의해서 개최하는
것이고...또 거기에서 우리가 충분한 이득을 볼수 있다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일이 아닐까나요.

지금 당장은 관심을 못 얻는다고 할지라도 WBC가 정상궤도에 오르면, 초창기 우승이나 우승권에
있었던 역사는 재조명 될것입니다. 우루과이가 초창기 월드컵에서 우승한것을 지금 보면서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듯이 말입니다. 어쨋든 우승했다는 것은 기록에 남잖아요. 당시 열기가 지금
만 했든 안했든 말이지요.

그리고...이번에 네덜란드 보니까 탄탄함으로 따지면 8팀중에서도 상위권인거 같더군요.우리하고
팀컬러가 비슷한거 같습니다. 적게 주고 적게 뽑아 이기는..그런 팀이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함도 가지고 있고요. 네덜란드가 4강 들어와도 놀라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또한 오늘 미국하는거 봐서...미국도 분위기를 엄청 많이 타는구나..하는 감상이 들었습니다. 4강
또 못들어가도 안이상하겠다는 생각 했었구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야구 수준이 상향평준화 되는구나..하는 분위기를 읽을수 있었습니다.

올림픽에서 야구 없어진 이상...앞으로 WBC의 위상은 더 올라갈거 같고...
기회가 있을때 우승한번 했다는 타이틀 얻어갈수 있었으면 하네요.
지금이 그 찬스중의 하나고. 꼭 한국팀이 그것을 잡아주기를 바랍니다.

내일은 3경기나 있습니다. 하루종일 야구에 빠져살듯. 이번에는 야구가 한달 먼저 시작해서 상당히
행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