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언제나 든든한 ‘소년가장’ 류현진
- 작성일
- 14-03-31 20:49
LA 다저스 류현진(27)은 한화 시절 홀로 팀을 이끄는 ‘소년가장’이었다. 전력이 약했던 한화를 지탱하는 유일한 기둥이었다. 팀의 연패를 끊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경기에서 많이 던진 불펜투수들의 ‘오아시스’ 역할도 했다. 류현진이 나오는 날에는 한화 팬들이 안심하고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빈약한 득점지원, 불펜의 방화로 류현진이 승리를 못 챙기면 한화 팬들의 한숨은 깊어만 갔다.
무대를 바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어도 류현진은 똑같이 ‘소년가장’이다. 에이스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미국 개막전 선발을 맡아 눈부신 호투를 펼친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빈약한 득점지원과 불펜의 방화로 승을 챙기지 못하는 것 또한 ‘소년가장’ 시절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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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투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호투였지만 4안타 1득점에 그친 타선과 8회 3점을 내준 다저스 불펜은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을 저멀리 날려버렸다.
원래 류현진은 미국 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 아니었다. 다저스는 각 팀 에이스들이 총출동하는 개막전에 당연히 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26)를 선발로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커쇼가 지난 30일 등 통증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개막전 선발투수 자리가 비었다. 커쇼 다음 순위인 잭 그레인키(31)도 오른쪽 종아리 부상에서 간신히 회복한 뒤 지난 28일 시범경기에서 6이닝을 던져 개막전에 나설 수가 없었다. 결국 류현진 밖에 대안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개막전 선발이 되면서 2008년 C 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당시 밀워키)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 류현진은 개막전과 원정 경기라는 부담감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 자신의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전 도중 발톱 부상을 당하고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통증도 류현진을 막을 수 없었다.
류현진의 ‘소년가장’ 모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류현진은 4월5일 LA 다저스타디움 홈 구장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에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상황을 봐 가면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로테이션상으로는 류현진 밖에 나설 투수가 없다. 류현진이 그 경기에 출전하면 팀의 첫 6경기 중 3경기에 선발등판하게 된다. 잊혀져가던 ‘소년가장’ 류현진의 모습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물론 팬들에게는 이런 류현진이 더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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