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데뷔 시즌만을 생각하면 사실 쉴즈보다, 프라이스보다, 롱고리아보다 더 저를 설레이게 하는 쪽이 헬릭슨이었습니다.

게임의 내용을 따지기 전에 일단 이 놈의 표정부터가 무슨 20년차 베테랑 같은 데다 얻어 터져도 그 표정, 통쾌하게 이겨도 그 표정... 심지어 완봉을 해도 그 표정이죠... 여러 정황 속에서 이 녀석의 멘털리티가 무지막지.... 아니 심장에 털난 놈이라는 걸 잘 알겠는데... 어찌보면 투수로서 필요한 진정한 미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가장 도도하고 건방지고 에고이스트이며 사태와 결과에 조금도 마음이 빼앗기지 않으며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만 사는 가장 강력하고 동시에 가장 좁은 세계의 지배자인 투수... 정말 갓 데뷔한 꼬마가 이런 인상을 줄 줄은 몰랐죠. 전성기 매덕스 삘이라니.. 헐

오늘 7이닝 109구 (8회 올라와 한 타자 상대하고 무아웃 상태로 맥기에게 바통 터치) 던지고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팀 선배들도 유독 이 놈만 이뻐하는 건지 헬보이 경기 때는 탬파 타선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쳐 주는 편이죠.


게다가 매 경기 보이는 그 매든 감독의 지나친 편애... 아주 눈빛에서 우리 헬릭슨 우쭈쭈 하는 손주사랑 레이저가 뿜어져 나옵니다.






그런데!!!!

무려 그붕 고객이란 사실... 어려운 살림에, 명단장 잃을 처지에 놓인 것도 서럽지만 정작 가장 서러운 건 네이티브 스타를 조기에 잃어야 한다는 사실이죠.

탬파나 필리스나 마르지 않은 비옥한 팜에, 하위 라운더들이 치고 올라오게 만드는 좋은 육성 시스템, 트레이드에 능한 명단장 보유, 항상 투자 이상 뽑아내는 선수단, 리그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팀 케미스트리, 강자들을 물리치고 늘 1위를 다투는 투지 하며 모두 닮은 꼴이지만

차이는 단 하나 뿐입니다. 속 상합니다. 피츠버그가 보여주듯 사실 구장 하나만 새로지어도 당장 수익이 대반전을 이루는데... 흙